Q) 甲은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3억원의 정도의 부동산을 유산으로 물려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살아생전에 사업을 하시다가 부도가 나서 채권자들이 집에까지 찾아와 빚 독촉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甲은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A) 상속재산은 보통 부동산이나 예금으로 물려받는 적극재산(채권)과 갚아야 할 빚(채무, 소극재산)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속을 받겠다 또는 받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 없이 가만히 있게 되면, 적극 재산뿐만 아니라 소극 재산인 빚까지도 고스란히 상속받게 됩니다.(단순승인) 그러나 이는 사망자가 생전에 저질러 놓은 결과를 상속인에게 가혹하게 부담시키는 것이기에 민법은 상속인이 빚과 상속받을 재산을 조사한 후 상속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 제도를 한정승인과 상속포기라고 합니다.

상속인 甲이 사망한 사람의 금융 거래를 자세히 알아보려면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센터(02-3771-5114) 또는 전국은행연합회 민원상담실(02-3705-5393)을 방문하여 피상속인인 돌아가신 아버지의 금융 거래 조회신청서를 작성하면 됩니다. 금융거래조회제도(민법 제1019조 제2항)는 피상속인의 금융거래를 조회해보면 甲이 알지 못했던, 즉 아버지의 재산으로 파악하고 있지 못했던 예탁금, 증권, 보험금 등을 찾을 수도 있기 때문에 유용한 제도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상속인 甲이 사망한 아버지의 빚을 조사한 후 상속재산이 빚보다 많을 경우에는 별다른 조치 없이 가만히 있으면 상속을 단순 승인(민법 제1025조)한 것으로 됩니다. 즉 빚을 갚고 나머지 재산을 상속할 수 있게 됩니다. 만일 상속받을 재산과 빚의 액수가 비슷하다면 상속받을 재산의 범위 내에서만 빚을 갚겠다는 형식의 상속, 즉 한정승인을 하면 됩니다. 이는 사망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가정 법원에 상속재산의 목록을 첨부하여 신고하면 됩니다.(민법 제1019조 제1항) 만일 3개월내로 한정승인을 하지 못하면 원칙적으로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보아 갑이 아버지의 빚을 떠안을 수 있는데, 이 경우에도 갑이 상속재산을 조사함에 있어 큰 잘못(중대한 과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빚이 많음을 알지 못하고 단순승인을 한 경우에는 甲이 상속재산보다 빚이 많음을 안 이후에 3개월 내에 다시 한정승인을 할 수도 있습니다.(민법 제1019조 제3항)

그러나 주의할 점은 한정승인을 하더라도 상속인 甲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하거나, 상속재산을 은닉하거나 부정소비하거나 고의로 재산목록을 기입하지 아니한 때에는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므로(민법 제1026조) 甲은 한정승인을 한 이후에는 아버지의 재산을 몰래 은닉하거나 처분행위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