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甲은 고도근시와 난시 때문에 안경이 없으면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정도였습니다 甲은 부인의 권유로 동네 병원 안과에 갔는데, 안과의사 乙은 수술을 권유하였습니다. 乙은 레이져 치료로 간단히 수술할 수 있고, 결과는 안심해도 된다고 설명하여 주었습니다. 그러나, 수술이후에도 갑의 시력은 호전되지 않고, 안구부위에 통증이 심해저서 대학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는데, 재수술을 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甲은 乙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A) 환자가 의사에게 진료를 의뢰하고, 의사가 환자의 요청에 응해 치료를 하는 것은 일종의 의료계약입니다. 의료 계약이 성립함에 따라 의사는 진료를 하고 환자는 치료비를 지급해야 합니다. 환자는 의사의 진료에 협조해야 하고, 의사는 의사로서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의사가 부담하는 의무는 1) 환자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의료적 조치를 취해야 하는 진료의무, 2) 의사가 의료행위를 통해서 알게 된 환자의 비밀을 지켜야 하는 비밀준수의무, 3) 진료기록부를 비치해 두고 의료 행위에 관한 사항과 소견을 상세히 기록해야 하는 진료 기록의무, 4) 환자가 자신의 치료에 대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치료진행 상황이나 치료과정, 또는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등을 설명해야 하는 의무, 5) 의사가 환자를 치료해야 할 때는 최선을 다해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주의의무 등이 있습니다. 

만일 의사가 이러한 의무를 게을리하여 환자에게 피해가 발생한다면 의사는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합니다. 법리적으로 손해배상책임의 요건을 설명하면, 1) 위와 같은 의사가 설명의무, 주의 의무 등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아 의료사고가 발생하고, 2) 의사의 고의·과실에 의한 의료행위, 즉 의사의 책임이 인정되어야 하며, 3) 의사의 의료행위와 의료사고(결과발생)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의료 분쟁이 발생했을 경우에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피해자들은 의료 소송을 제기하게 됩니다. 그러나 의료 소송의 경우 책임이나 인과 관계 입증이 어려워 해결에 장시간이 소요되고 비용이나 시간, 스트레스도 발생하게 됩니다.

의료법에서는 의료 분쟁을 좀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 장관 소속의 중앙의료심사조정위원회와 시·도지사 소속의 지방의료심사조정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조정신청 절차를 살펴보면, 의료분쟁이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시·도지사에게 그 분쟁의 조정을 신청하면(의료법 제54조의 3), 분쟁조정을 신청받은 시·도지사는 지방의료심사조정위원회에 회부하여야 하며(의료법 제54조의 4 제1항), 조정이 회부되면 지방의료심사조정위원회는 지체없이 분쟁의 조정에 착수하여야 합니다. 4) 위원회는 분쟁 조정 신청이 회부된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조정안을 작성하여 당사자에게 제시해야 합니다.(의료법 제54조의 7 제1항)

따라서 甲은 수술 전에 乙이 부작용이나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후유증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또는 수술과정에 고의·과실이 있다면 그 사실을 주장하여 민사소송을 제기하거나 위와 같은 절차로 조정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