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고등학교 2학년인 미성년자 甲은 친구들이 오토바이를 타고다니는 것이 부러워 여름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하여 乙이 운영하는 오토바이 판매점에서 오토바이 한 대를 100만원에 구입하였습니다. 갑의 아버지는 갑에게 “고등학생이 웬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냐며 호통을 치고 甲에게 오토바이 계약을 취소해라, 만일 네가 계약취소를 하지 못한다면, 아버지인 내가 계약을 취소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甲은 이 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까요.

A)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할 때는 부모나 친권자, 후견인 등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어야만 합니다. 법정대리인의 동의는 일정한 형식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반드시 명시적으로만 행해질 필요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동의서와 신분증 사본으로 동의한다는 의사표현을 하게 됩니다. 미성년자인 甲이 법정대리인인 부모님의 동의를 받지 않고 법률행위(계약)를 한 경우, 그 법률행위는 일단은 유효하지만 그 효과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법률적 불이익이 크게 우려되지 않는 계약, 즉 학용품 구입, 교통수단 이용, 영화·공연관람 등과 같이 일상적인 거래는 법정 대리인(친권자, 후견인)의 동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취소하여 그 법률효과를 부정할 필요가 없다고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위 사안의 경우 미성년자가 동의 없이 계약을 체결할 경우 미성년자 본인이나 법정 대리인이 그 계약을 취소할 있는 경우와 취소권이 제한되는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미성년자의 계약취소는 일방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기간은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 이내,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10년 이내로 제한됩니다. 계약이 취소되면 계약은 처음부터 무효로 되고, 미성년자는 이익이 있는 한도에서 물품을 반환하면 됩니다. 그러나 법정대리인이 추인을 하게 되면 계약은 유효하게 확정됩니다. 또한 법정대리인 또는 미성년자가 성년이 된 후에 대금의 일부라도 지급했거나 사업자에게 반대 급부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면 계약을 추인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그리고 미성년자가 거짓말 등 사기적인 수단을 통해 사업자에게 자신을 성년이라고 믿게 하거나 법정 대리인의 동의가 있는 것처럼 속였을 때에는 계약을 취소할 없습니다. 예를 들어 미성년자가 변조한 호적 등본이나 초본, 인감증명, 위조된 법정대리인의 동의서 등을 제시하면서 사업자를 속인 경우에는 미성년자와 법정대리인은 취소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미성년자와 계약을 체결한 사업자은 乙은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이나 성년이 된 미성년자 본인에게 1개월 이상의 기간을 정해 계약을 추인할 것인지 취소할 것인지 확답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정해진 기간 안에 미성년자의 확답이 없을 경우에는 계약에 동의한 것으로 봅니다. 乙은 미성년자인 甲의 법정대리인이 추인을 해서 계약이 효력을 가지게 되기 전이라면 계약을 먼저 철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乙이 계약 당시 갑이 미성년자임을 알고 있었다면 계약을 철회할 수 없습니다.

위 사안의 경우 甲은 부모의 동의없이 계약을 체결했으므로 본인이나 부모가 계약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오토바이을 일정기간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취소시에 그대로 반환하면 됩니다. 그러나 甲의 부모님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대금의 일부라도 지급했다면 계약을 유효하게 추인한 것으로 보아 계약을 취소할 없습니다. 또한 乙은 甲이나 甲의 부모님이 언제 계약을 취소할 지 알 수 없어 불안정한 상태가 되므로, 1개월 이상의 기간을 정해서 계약의 추인여부를 물어볼 수 있고, 불안한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바로 계약을 철회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