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甲은 1가구 2주택이 되면 종합소득세 등 세금이 많이 나올 것을 염려하여 자신의 아파트 한 채를 친척인 乙의 명의로 등기를 하였습니다. 

가. 甲이 乙에게 다시 甲의 명의로 등기를 이전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요?

나. 乙은 甲에게 어떠한 말도 하지 않고 다른사람인 丙에게 아파트를 팔고 등기를 이전해주었습니다. 甲은 乙이나 丙에게 아파트를 돌려달라고 할 수 있을까요.

A) 위와 같이 甲의 소유의 부동산에 대해 乙이 명의를 빌려주어 乙의 명의로 부동산소유권 보존등기나 이전등기를 경료한 경우를 명의신탁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명의신탁은 부동산을 남의 이름으로 빌려 등기함으로써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또는 재산을 감추는 수단으로 이용되어 각종 부정과 부조리의 원인이 되어왔습니다. 부동산 실명제는 부동산에 관한 권리는 반드시 자신의 이름으로 등기하도록 함으로써 명의 신탁을 이용한 부동산 투기를 없애 부동산 거래 질서를 바로잡는 한편, 각종 부정·부조리를 제거하고 부동산 가격의 안정을 기하기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부동산실명법 시행일인 1995. 7. 1. 이후에는 모든 부동산에 관한 물권은 명의신탁을 이용하여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등기할 수 없고 반드시 실권리자의 명의로만 등기하도록 의무화되었습니다. 다만, 몇가지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1) 채무의 변제를 담보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부동산에 가등기를 설정하거나,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채권자가 이전받는 양도담보의 경우, 2) 부동산의 위치와 면적을 특정하여 2인 이상이 구분 소유하기로 하는 약정을 하고 그 구분 소유자의 공유로 등기하는 경우, 3) 신탁법과 신탁업법에 의해 신탁 재산인 사실을 등기하는 경우, 4) 종중 부동산의 명의신탁 또는 부부간의 명의 신탁에 의해 등기를 한 경우 등은 조세를 포탈하거나 강제 집행 또는 법령상 제한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허용하고 있습니다.

명의신탁을 하는 경우, 명의 신탁자와 명의 수탁자 간에 명의신탁을 하기로 한 약정은 무효가 되고, 명의신탁 약정에 의해 이루어진 등기도 무효가 됩니다. 다만, 부동산을 매도한 사람이 명의 수탁자를 진정한 매수인으로 알고 계약을 체결한 경우는 등기가 유효한 것으로 인정됩니다. 또한 명의 수탁자가 부동산을 제3자에게 양도하였다면 제 3자가 명의 신탁이 있었던 사실을 알았든 몰랐든 관계없이 명의 신탁자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게 됩니다. 즉, 종전에 판례로 인정되어 오던 명의 신탁은 부동산실명법 시행 후에는 무효화되기 때문에 명의 신탁자의 재산권은 보호받기 어렵게 됩니다.

명의신탁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부동산실명법에 위반하면 과징금이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고, 명의 신탁한 부동산을 실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누락된 세금이 밝혀지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모두 추징됩니다.

위 사안의 경우 甲은 乙의 명의로 등기가 남아있다면, 乙의 명의로 명의신탁을 한 것은 무효이므로 甲은 乙에게 등기회복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乙이 丙에게 위 부동산을 처분하였다면 부동산실명법은 명의신탁자인 갑을 보호하기 않고 있으므로 丙에게는 甲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