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甲과 乙은 2005년경 혼인 서약만을 하고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채 공동생활 영위를 위하여 甲은 집주인 丙과 임차보증금 3000만원에 원룸을 얻어 乙과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甲의 친족으로는 부산에 살고 있는 동생 丁이 유일하였고, 甲의 재산으로는 임차보증금 이외에 신한은행에 2,000만원의 예금채권이 있었습니다.

가. 甲은 회사일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하는 중 자신의 과실로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사망을 하게 된 경우 乙은 甲의 재산에 대하여 상속권을 행사할 수 있을까요?

나. 甲이 사망한 경우 乙이 상속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할 경우 乙은 가정공동생활을 하면서 혼인생활의 유지·기여를 한 이유로 재산분할을 청구하거나,집주인 丙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청구할 수 있을까요?

A) 사회생활상 부부공동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남녀관계를 사실혼이라고 합니다. 우리 법이 신고혼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혼관계가 성립하기 쉽습니다. 사실혼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과 객관적 요건을 갖추어야 하는데, 주관적으로는 사실상의 혼인의사의 합치가 있어야 하고, 객관적으로는 당사자 사이에 사회관념상 부부공동생활이라고 인정할 만한 사회적 실체가 존재하여야 합니다. 단기간의 동거 또는 간헐적인 정교관계가 있는 것만으로는 혼인의 실체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위 사례의 경우에는 甲과 乙은 혼인신고를 필하지 않은채 2005년경부터 지금까지 혼인의 의사를 갖고 가정공동생활을 하고 있으므로 사실혼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실혼관계에 있는 甲과 乙에게 법률혼에 있어서 인정되는 상속권과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부부공동생활을 전제로 하는 혼인의 효과는 일반적으로 사실혼관계에서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서로 동거, 부양, 협조의 의무가 있고 또한 정조의 의무도 있습니다. 사실혼이 해소되면 일방은 타방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부부재산에 관한 청산의 의미를 갖는 재산분할에 관한 법률규정은 부부의 생활공동체라는 실질에 비추어 인정되는 것으로서 사실혼관계에서도 이를 준용 또는 유추적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혼인의 효과 중에서 혼인신고를 전제로 하는 것은 사실혼에 적용될 수 없으므로 당사자간 친족관계가 발생하지 않고 나아가 배우자로서 상속권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민법 이외에 법률에서 사실혼부부를 법률상의 부부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9조는 임차인 사망시 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던 자에게 임차권의 승계와 관련하여 일정한 보호를 하고 있습니다. 즉 임차인이 상속인 없이 사망한 경우 사실혼배우자가 단독으로 임차권을 승계하고, 임차인 사망시 상속인이 그 주택에서 가정공동생활을 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사실혼 배우자와 2촌이내의 친족이 공동으로 임차권을 승계합니다. 주의할 점은 법률상 혼인관계가 일방 당사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종료된 경우에는 생존 배우자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사실혼관계가 일방 당사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종료된 경우에는 그 상대방에게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검토한 것처럼 위 사안의 경우 甲이 사망한 경우 사실혼 배우자 乙은 원칙적으로 상속권이 없으나,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의해서 甲의 동생 丁은 乙과 공동으로 3,000만원의 임차보증금을 승계받게 되고 예금채권에 대해서는 丁이 단독으로 상속받게 됩니다. 생존배우자간 사실혼 해소시 乙은 재산분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위 사례의 경우 甲이 사망하였으므로 乙은 재산분할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